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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나들이, 알고 가면 더 재미있는 이색공원의 비밀 2011-05-13 12:22:51
편집부 조회:9346     추천:796

 
 여기가 채석장, 염전, 판자촌, 공동묘지였다고?
"수목원 못지않은 천혜의 자연경관을 자랑"
소금 생산부터 철새 관찰까지 공원에서 체험학습하기

누가 여자의 변신만 무죄라 했을까. 과거 기피시설로 사람들의 눈총을 받았던 장소들의 변신도 놀랍다. 봄을 맞아 나들이를 계획 중인 시민들이 즐겨 찾는 시내나 근교의 공원들 중에도 미운 오리에서 백조로 거듭난 사례가 많다. 지금은 많은 시민의 사랑을 받는 장소들에는 어떤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는지 찾아보자.

먼저 선유도 공원이 과거 정수처리장이었다는 사실은 많이 알려져 있다. 하지만 더 의외의 과거는 정수장이 들어서기 전 이곳이 야트막한 산봉우리였다는 사실이다. 원래는 한강 이남에 붙어있는 봉우리로 '신선이 놀다가는 산'이라고 해서 붙여진 선유봉이라는 이름만큼이나 아름다운 장소였다. 그러다1925년에 있었던 대홍수를 거치면서 주민이 이주하고, 1935년 일제에 의해 여의도 비행장으로 가는 도로를 만들기 위해 돌을 깨서 공급하는 채석장이 되면서 선유봉은 더 이상 봉(峰)이 아니게 되었다. 그 후 제2한강교의 건설과 더불어 한강의 개발 이후 완전히 섬으로 바뀌게 되었고, 2000년까지 정수장으로 쓰이다가 이후 공원이 되었다. 선유도 공원은 그야말로 서울의 변천사와 궤를 함께한 살아있는 역사공간이라 할 수 있다. 선유도 공원을 찾게 된다면 과거 산봉우리를 상상하며 산책을 해보면 어떨까? 신선이 따로 없는 기분을 만끽할지도 모를 일이다.

또한, 같은 시설이지만 180도 이미지 변신에 성공한 곳도 있다. 아파트 숲 한복판에 공원묘지가 있다면 어떨까? 그것도 중산층 대표 거주지라고 하는 성남시 분당에 말이다. "아파트값 떨어진다" "무서워서 애들 키우기 겁난다" "빨리 이전하라!" 이런 말을 앞세운 시위로 난장판이 될 것 같지만, 사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잘 꾸며진 오솔길은 시민들의 산책로가 됐고, 계절이 바뀔 때마다 봄철이면 벚꽃놀이 가을이면 단풍놀이로 전국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 '분당메모리얼파크(이사장 이규만, www.bmpark.co.kr)' 공원묘지가 바로 그렇다.

남서울공원묘지로 1972년 문을 연 이곳은 과거 전형적인 추모시설의 어두운 인상을 버리고 도심 속의 쉼터로 거듭났다. 분당메모리얼파크는 추모공원으로서 드물게 재캐나다 한인 교포 작가인 이원형씨를 비롯하여 오스트리아 작가 알로이스 랭(Alois Lang), 네덜란드 작가 크리스 피터슨(Chris Peterson), 중국 작가 장펑(Zhang Feng) 등 해외 유명 작가를 초빙하여 국제조각심포지움을 개최한 바 있다. 'A Bridge to Another World(또 다른 세상으로의 가교)'라는 철학적 주제를 표현한 작가의 조각 작품이 품격 있는 추모 공원의 이미지를 완성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봉안묘 주변도 환경 소재를 사용했고 디자인 개념을 도입한 비석도 주변 조각품과 어우러져 독특한 정원과 같은 느낌을 자아내 눈길을 끈다.

이밖에도, 분당메모리얼파크는 영장산에서 남한산성으로 이어지는 등산로 한가운데 위치해 있어 등산 코스로도 각광받을 뿐 아니라, 고급 갤러리와 같은 관리사무소 역시 여기가 과연 추모공원인가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다. 어두운 이미지를 버리고 예술적 향기가 은은히 배어 나오는 장소로 변모한 분당메모리얼파크는 여느 자연공원이나 수목원 못지않은 천혜의 자연경관을 자랑하며, 그동안의 기피·혐오시설로 인식되었던 장묘시설에 대한 이미지를 개선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난지도 쓰레기매립지가 월드컵 공원으로 바뀐 것처럼 도봉구에도 시민들의 기피장소에서 환골탈태한 공원이 있다. 도봉구 발바닥 공원은 1960년대 중반 형성되기 시작한 무허가 판자촌을 헐어내고 2002년 문을 연 공원이다. 지금은 생태연못이 자리한 이곳은 한때 집중호우 때마다 하천범람으로 침수가 잦아 피해가 극심했던 무허가촌 지역이었다. 쓰레기와 오물 악취가 풍겨 기피장소였던 방학천 일대에 나무를 심고 아이들을 위해 각종 동식물 100여 종도 자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 것이다.

그런데 왜 하필 발바닥 공원일까. 지저분한 판자촌에서 녹색 공원으로 변신한 운명과 닮아서다. 서민들의 애환이 담긴 이곳이 우리 신체에서 관심은 못 받지만 사실 몸 전체의 혈이 집중된 발바닥과 같이 소중한 곳이라는 의미다.

또, 인천에 위치한 '소래 습지 생태공원'도 흔치 않은 이력을 가진 공원이다. 이곳은 원래 일제강점기인 1930년대부터 1996년 문을 닫기까지 한때 국내 소금시장의 30%를 생산하던 대표적인 염전이었다. 이후 다양한 염생식물과 철새, 양서류, 곤충이 자생하는 수도권 유일의 내만(內灣) 갯벌로 자리 잡았다. 습지의 특성을 잘 살린 이 공원에는 철새 관찰대와 풍차, 염전 체험장 등이 있어 다양한 체험 학습 장소로 손색이 없다. 게다가 풍차와 드넓은 염전을 배경으로 한 이국적인 풍경 사진 출사지로 정평이 나있다.

황사가 물러가고 따뜻한 가정의 달 5월이다. 가까운 공원으로 봄 나들이를 계획하고 있다면 이색공원의 화려한 변신을 눈으로 직접 확인하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흥미로운 역사 공부와 체험 학습으로 속이 꽉 찬 의미 있는 가족나들이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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