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1. 13. 형사소송법․검찰청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여 2. 4. 공포되었고 8. 7. 대통령령이 입법 예고되었다.
당시 법안은 경찰과 검찰 관계를 견제와 균형의 원리가 작동하는 민주적 수사구조를 지향하는 법안이었으나, 최근 발표한 대통령령 입법예고안은 법무부가 단독으로 제정하여 경찰 수사에 대한 통제장치 및 검사의 수사 개시 범위에 대한 불합리한 사항을 추가하였다.
이에, 대전경찰 직장협의회원 일동은 제정을 앞둔 형사소송법․검찰청법 관련 대통령령에 관한 성명을 다음과 같이 발표합니다.
성 명 문
우리는 대전지방경찰청과 6개 경찰서에 소속된 경감 이하 경찰관 및 행정공무원으로 구성된 대전경찰 직장협의회 회원이자, 선진 형사사법체계를 염원하는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제정을 앞둔 형사소송법·검찰청법 관련 대통령령에 관한 성명을 다음과 같이 발표합니다.
올해 1월 국회를 통과한 개정 형사소송법과 검찰청법은 조금 더 투명하고 공정한 사회를 희망하는 국민의 염원을 구체화한 것으로서 개정 검찰청법은 개정이유에서 “국민의 안전과 인권 수호를 위해 경찰과 검찰을 대등 협력관계로 설정하고 검찰의 수사개시 범위를 제한한다”는 개정 취지를 분명히 밝히고 있습니다.
그러나 제정을 앞둔 대통령령은 검찰이 마음만 먹으면 모든 사건을 수사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여 개정 검찰청법이 지향하고 있는 검찰의 수사범위 제한을 근본적으로 형해화하고 있으며, 법률상 근거도 없고 유례도 찾아볼 수 없는 경찰 통제조항을 다수 신설하여 경찰을 신뢰할 수 없는 집단으로 예정하고 있습니다.
특히 심각한 문제는 대통령령의 해석 및 개정 권한을 법무부에 귀속시켜 차후 대통령령이 검찰의 입장을 더욱 옹호하는 내용으로 개정될 수 있는 위험을 안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에 대전경찰 직장협의회는 투명하고 공정한 사회를 염원하는 국민의 기대를 가슴에 안고 개정법 관련 대통령령이 다음과 같은 방향으로 수정 입법되기를 희망합니다.
검찰은 검찰청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6대 범죄 이외에는 수사권을 행사할 수 없어야 합니다. 검찰청법 하위 시행령은 개정 형사소송법과 검찰청법의 기본 취지에 따라 검찰의 수사범위를 제한·축소하는데 중점을 두어야 하나 입법예고된 검찰청법 시행령 제18조는 검찰이 영장만 발부받는다면 현재와 같이 모든 사건에 관해 수사권을 행사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여 검찰권력 분산이라는 모법의 취지를 훼손하고 있습니다.
마약범죄와 사이버범죄는 검찰의 수사범위에서 제외되어야 합니다. 검찰의 수사범위를 규정한 검찰청법 제4조 제1항 제1호 그 어디에도 마약범죄와 사이버범죄는 검찰의 수사범위에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검찰청법 시행령 제2조 제2호는 마약범죄는 경제범죄에 포함하고, 사이버범죄는 대형참사로 규정하는 등 합리적 연관성이 떨어지는 포섭 작용을 통해 검찰의 수사범위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이 역시 검찰의 수사권을 제한하고 축소하고자 하는 개정 검찰청법의 취지를 근본부터 침해하는 것입니다.
경찰과 검찰의 대등 협력관계가 안착되기 위해서는 경찰의 1차적 수사종결권부터 존중받아야 합니다. 개정 형사소송법 제245조의5가 사법경찰관에게 혐의 없는 사건에 관한 수사종결권을 보장한 취지는 경찰 수사의 독립성을 강화하여 검찰과의 수직적 관계를 종식하고, 피의자의 조속한 사건 해방을 통해 인권을 보장하기 위함입니다. 한편 형사소송법은 경찰의 부실수사에 대비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촘촘히 마련하고 있으나 형사소송법 하위 시행령은 법률의 근거도 없이 검찰의 통제권 및 사건송치 요구권을 대폭 추가하여 경찰의 수사종결권을 사실상 부인하고 있습니다. 경찰과 검찰의 관계를 재설정하고 신뢰받는 경찰수사 체제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형사소송법 개정취지에 걸맞는 권한과 책임이 경찰에 부여되어야 할 것입니다.
검찰의 직접수사가 가능한 부패·경제·선거 범죄 등의 기준은 대통령령이 아니라 법률에 규정되어야 합니다. 법무부가 주관하는 검찰청법 시행령을 통해 검찰의 수사범위가 구체적으로 정해진다면 결국 검찰의 수사범위는 점차 확대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검찰의 수사권 보유 여부 및 수사가능 범위 설정은 국민의 인권과 밀접한 관계를 갖는 본질적 입법사항이기 때문에 주권자의 위임을 받은 국회의 결단에 맡기는 것이 마땅합니다.
형소법 시행령의 해석 및 개정권한은 행안부와 법무부가 공동으로 주관하는 것이 타당합니다. 개정법 시행령은 그 제목에서 보는 것처럼 ‘검사와 사법경찰관의 상호협력과 수사준칙’에 관한 사항으로서 경찰과 검찰의 업무영역을 포괄하고 있고, 특히 양 기관의 적절한 조화와 균형을 목표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행안부와 법무부의 협력과 합의가 반드시 전제되어야 합니다. 따라서 영의 해석 및 개정 권한은 행안부과 법무부가 공동으로 주관하는 것이 타당합니다.
경찰이기에 앞서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이번만큼은 약 70년간 반복되어온 형사사법체계의 구습을 끊고 국민의 염원과 기대가 반드시 실현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 대전경찰 직장협의회 일동 -
기사최종편집일: 2024-05-16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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